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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친구들과 함께한 지리여정
2007. 7. 14-15일
어둠과 고요가 만든 적막은 한없이 깊어져 가고
새벽 별빛은 초롱함이 유난하여 쏟아질듯 머리위에 떠돌았다
포근한 지리에서의 하룻밤이 곤했는지
잠시시든 잠자리를 박차고 개운해진 육신을 앞세워 산정에 올랐다
단단히 굳어져 영원할 것 같은 어둠속에서 상봉을 향해
몸둥일 바로세우고 다가올 감흥을 위해 두손을 모았다
서슬퍼런 여명이 어둠을 깨트리자 일제히 울려퍼지는 새들의 노랫소리
응축된 광염은 구름속에서 이글거리고 서광은 찬란히 어둠을 갈랐다
용솟음치듯 불끈 솟구친 불덩이가 검붉은 화염을 토해내고
찬란한 빚살은 허공에 산란되며 지리산정에 난무하였다
야수의 눈빛처럼 강렬하고 천사의 미소처럼 고운 지리산 아침빛!
그것은 허망한 가슴에 몰아닥친 격랑의 밀물이었다
언제다시 썰물되어 비워질지 몰라도 지리는 또 그렇게
내 황량한 가슴에 한편의 주옥같은 시와
가슴을 지지는 뜨거운 열정을 남겨 놓았다
어둠을 걷어내며 여명이 번지는 지리산정 이 시각 우주의 침묵과도 같은 고요가 머문다
청량한 산새의 노랫소리가 들려오면서 어둠은 빚장을 풀고 마침내 찬란한 광명이 분출된다
검붉게 타오르는 빛!
지리에 대한 염원인양 혈류는 역류하고 심장은 터질듯 복받쳐 오른다
산고의 진통이 처참할수록 잉태된 산물은 거룩하여 아름답다
그곳이 지리이기에 처참함은 나의 고통이며 아름다움은 나의 기쁨으로 각인된다
누구나 마음속에 탐욕과 아집을 담으려 하지는 않을 것이다
지리산 아침빛에 서서 약해질자 누구이며 악해질자 누구던가
아름다운 저 빛을 두 눈에 담아 가슴 뜨겁지 않을자 누가 있겠는가
야수의 눈빛처럼 강렬한 광염도 지리산 너른 품속에 안기면서 천사의 마음빛으로 변해간다
아픔과 슬픔의 눈물은 쉬 말라도 기쁨의 눈물은 영원히 마르지 않기를 소망한다
지리가 있어 가능한 소망이라고 난 믿는다
격정의 빛은 금살로 익어가고 천왕에서 반야까지
장대한 마루금이 걸쳐입은 곤룡포는 황홀하기 그지없다
금물결 빛의 바다에 거대한 지리가 떠돈다
황금베 돛을달고 순풍에 흘러가는 지리산을 바라본다
산은 변함없이 그곳에 있다지만 내 마음속 산은 언제나 다른 모습으로 날 울린다
눈 멀것 같아 눈을 감았다
눈이 멀어도 바라보지 않을 수 없어 눈을떴다
그리고 보았다 이 순간이 아니면 내 또 언제 이 소중함을 담으리..
골이깊어 능이높고 능이높아 골이 깊다
겹겹한 지능선이 모여 지리를 만들고 그 위에 천왕이 있다
천왕은 지리산의 상봉만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남녘산하의 상봉이며 우리 마음속 상봉이 천왕이다
내일은 없다
내일은 다가서지 못하는 불가능의 시공이다
오늘이 전부이다 오늘 하지못하고 오늘 보지못하면
영원히 하지 못하고 보지 못한다
아침은 어느곳이나 누구에게나 새빛으로 찬란함을 전해준다
새둥지처럼 산야에 깃든 삶의터전들이 무척이나 따스해보인다
지리의 아침은 더 멀리 더 많은 찬란함과 새로움을 바라볼수 있어좋다
반야봉!
반야는 내 감성의 젖줄이며 눈물의 씨앗이 된다
친구의 너른 등짝처럼 듬직하고 믿음직 스러운 산정
빛이 빛으로 돌아갈때 지리도 온전한 모습을 보여준다
푸른 칠월녹음이 드넓게 펼쳐지는 곳 그 안에 숨쉬는 모든것들이 아름답다
깊은숲 아침을 들여다 본다
아침청류는 하얀 물보라를 일으키며 끊임없이 쏟아져흐른다
흐름이 예술이 되고 흐름이 노래가 된다
녹음이 스며든 담속에 내 마음을 씻어본다
어울려 만들어낸 소경
내세우지 않고 뚜렷하지 않게 서로를 아름답게 꾸며주는 숲
지리산정에 난무하던 빛과 푸른 녹음은 담(潭)에 녹아
오묘한 빛으로 부활한다
그 어떤 명화에서 이보다 아름다운 색감을 발견할 수 있겠는가
낙수가 만들어낸 담은 다시금 낙수를 떠받치고 조명해 준다
공생의 삶이란게 바로 이와 같은 이치일 것이다
찬란했던 아침빛은 사라지고 칠월 땡볕이 지리를 에워싼다
떠도는 구름이 지리산정에 모여들고 마루금은 구름속에 숨어든다
이틀간 정겨운 친구들과 함께했던 지리산 너른품속..
담겨진 감흥은 넘쳐 흘러도 돌아서는 발걸음은
그저 허무할뿐..
- 감사합니다 -
아름다운 산을 찾아서..산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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