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마라톤

등산,마라톤, 사진 촬영을 좋아서

직장생활/관광지

경북 군위 아미산~방가산

산과마라톤 2009. 8. 21. 12:48

근교산&그너머 <628> 경북 군위 아미산~방가산
공룡의 이빨인가, 아찔한 암릉길… 앞만 보고 걷기엔 너무 아쉬워
2001년 답사때 아미산 정상 잘못 표기 고백
용아장성 축소형 암릉길에 감탄사 연발
방가산 정상서 휴양림쪽 구간은 개척 산행
군청이 나서 등산로 정비… 7월께 마무리

산은 예나 지금이나 그 모습 그대로인데 산을 읽는 사람의 깨우침만 달라질 뿐인가.

오래 전 답사해서 버젓이 산행기까지 지면에 게재됐던 산에 다시 갔는데 정상 위치를 비롯한 여러가지 정보에서 당시의 산 읽기가 잘못됐음을 깨닫는다면 후임 기자는 대략 난감하다. 하지만 어쩌랴. 더 늦기 전에 잘못된 것은 바로잡아야 하는 것 또한 산행 담당 기자의 책무인 것을. '근교산&그 너머' 취재팀이 이번 주 찾은 산행지는 경북 군위군 고로면에 있는 '아미산(峨嵋山·737.3m)~방가산(755.8m)' 연계 코스다. 미리 밝혀 두지만 군위 아미산은 지난 2001년11월 '다시 찾는 근교산 제270회'를 통해 한 차례 소개된 바 있다. 당시에는 아미산만 올랐다가 원점회귀로 하산한 짤막한 코스(2시간30분가량 소요)로 지면에 등장했다. 그러나 8년 만에 다시 가 보니 당시 산행기에서는 아미산 정상의 표시가 잘못돼 있었다는 점과, 실질적인 아미산 정상에 도달하기도 전에 계곡으로 하산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아미산의 일부만 답사했던 셈이다. 당시 선임 기자가 일부러 그런 것이 아니라 요즘과 같이 GPS(위성위치정보시스템) 등 첨단 기기의 도움을 덜 받던 시기다 보니 본의 아닌 착각을 했던 것으로 여겨진다. 다만 당시의 산행 기사로 인하여 경북 군위의 아미산이라는 숨겨진 명산이 부산 경남의 산꾼들에게 본격적으로 알려졌던 계기가 됐던 것만큼은 숨길 수 없는 사실일 것이다.

 
  취재팀이 경북 군위 아미산 초반부 암릉길을 오르고 있다. 아미산~방가산 연계 코스는 초반부의 암릉길과 후반부의 포근한 숲길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명품 산길이다.
8년 만의 재답사에서는 군위 아미산에 국한했던 당시 산행 코스를 좀 더 확대해 아미산과 방가산을 연계하는 산행을 했다. 당시 코스가 너무 짧았다고 판단한 데다 아직 지면에 소개되지 않은 방가산을 추가함으로써 새롭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려는 취재팀의 고민의 결과다.

아미산~방가산 연계 코스를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아름답고 아찔한 암릉코스(전반부)와 포근하고 한적한 육산코스(후반부)가 절묘하게 어우러진 빼어난 길이라 할 수 있겠다.

구체적 코스는 가암리 가암교 앞 아미산 표지석~하천 횡단~제1·2·3·4·5호 암봉~무덤~갈림길~659m봉(돌탑)~무시봉(667m)~아미산(737.3m)~758m봉~굿골삼거리~742m봉(돌탑·팔공지맥 합류)~방가산(755.8m)~경주 김씨 묘~갈림길~570m봉 갈림길~장곡자연휴양림 순이다. 총거리 9.9㎞에 순수하게 걷는 시간만 4시간20분가량 걸린다.

영천에서 청송 쪽으로 가다가 군위 방향으로 틀어 고개를 하나 넘어가면 군위군 고로면 석산리. 석산초교를 지나 '위천'이라는 이름을 가진 하천을 따라 908번 지방도를 타고 조금만 가면 왼쪽 하천 건너편으로 마치 설악산 용아장성의 일부를 옮겨 놓은 것 같은 뾰족 암봉과 기암절벽이 손님을 맞는다. 취재팀 중 일부가 "이야~, 절경이군 절경이야"라며 감탄사를 내뱉는 사이 작은 다리인 가암교를 지나 왼쪽에 '아미산' 표지석이 있는 곳에 다다랐다. 차량 20여 대 주차 할 공간이 있는 이곳이 들머리다.

채비를 하고 하천을 건너려는데 인근에서 공사 중이던 한 인부가 "어디서 왔느냐"며 말을 걸어 온다. 부산에서 왔다고 답하고 "요즘 등산객들이 좀 오느냐"고 되물으니 "평일엔 20~30명 오고 주말엔 100여 명은 온다"고 한다. 군위군청에서 요즘 등산로 정비 작업을 하는데 완비되면 더욱 많은 등산객들이 오지 않겠냐는 말도 덧붙이면서.

 
  GPS 트랙 / 트랙 jpg파일
"잘 다녀오라"는 그의 말을 뒤로 한 채 뾰족뾰족한 암봉을 보면서 하천을 건너 30m가량 가면 왼쪽으로 목재계단을 타고 올라야 한다. 들머리의 등산로 정비 작업이 꽤나 깔끔하게 돼 있다. 천천히 5분만 오르면 제1암봉 뒤쪽에 선다. 왼편 발아래로 깎아지른 듯한 절벽이다. 진행 방향을 바라보면 제2호 암봉이 우뚝 솟아 있다. 취재팀 일행 중 한 명이 "어떻게 보면 청량산의 일부 같고, 또 다르게 보면 주왕산의 일부분 같지만 역시 가장 닮은꼴은 설악산 용아장성인 것 같다. 5분의1 정도로 축소해 놓은 듯하다"며 탄성을 지른다.

이때부터는 계속되는 암릉이다. 발밑을 조심하며 제2호 암봉에 오른 뒤 3호 암봉으로 향하면 3호 암봉 정상부에 짧은 로프가 보인다. 하지만 릿지등반 경험이 없는 일반 산꾼들에겐 위험하기 때문에 출입금지 표지판과 함께 오른쪽으로 우회하도록 길 표시가 돼 있다. 거대한 바위봉을 우회해 다시 칼능선에 합류하면 3호 암봉 뒤쪽 안부다. 지난 2001년 산행기사에 아미산 정상으로 오인해 표기한 것이 바로 이 3호 암봉이었다. 3호 암봉 정상 뒤쪽에 밧줄을 타고 내려가면 어른 1명 정도 들어갈 수 있는 길이 10m가량의 동굴이 있지만 안전을 고려해 포기하고 4호 암봉 쪽으로 길을 재촉한다. 이 암릉 구간은 발길 닿는 곳 대부분이 천혜의 전망대여서 따로 전망포인트를 언급하기 힘들지만 최상의 조망포인트는 4호 암봉을 지나 목재계단을 오른 후 밧줄구간을 돌파해 오른 5호 암봉의 정상부가 아닐까 싶다. 저 멀리 키 작은 1호 암봉부터 바로 앞 4호 암봉까지 이어지는 용의 어금니 같은 암릉이 위천과 주변 들판을 배경으로 천혜의 비경을 드러낸다. 간혹 등산객 중에는 3호 암봉의 로프를 통해 기어이 동굴로 들어가려는 사람이 있다고 하지만 아무래도 안전이 우선이다. 1㎞도 되지 않는 암릉구간을 통과하는 데 1시간 가까이나 걸렸다.

 
  취재팀이 아미산 제4암봉 나무계단을 오르고 있다.
길지는 않았지만 짜릿했던 암릉구간을 통과하면 참나무 소나무 어우러진 편안한 숲길. 저 멀리 우뚝 속은 무시봉을 바라보며 걸으면 5분 뒤 무덤 2기를 잇따라 지나고 300m가량 오르막을 오르다 살짝 오른쪽 사면을 타면 곧바로 능선길을 통과한다. 다시 150m가량 가면 갈림길이 있지만 왼쪽 길을 택해 진행한다. 오른쪽 내리막은 계곡으로 하산하는 길이다. 오르막을 타면 10분 뒤 돌탑에 '아미산 402m'라고 검은 붓글씨가 적힌 봉우리 갈림길. 하지만 이곳 역시 아미산 정상이 아니라 659m봉일 뿐이다. 능선을 타고 오른쪽으로 낙엽을 밟으며 길을 재촉하면 10분 뒤 무시봉(667m) 정상. 봉우리 정상이라 하기엔 주변 조망이 보잘 것 없다. 일행 중 누군가가 "무시당하기 십상이라서 무시봉이라 했을까"라며 한마디 한다. 남쪽으로 내리막을 탔다가 다시 오르막으로 오르면 25분 만에 드디어 아미산 정상이다. 8년 전 잘못 표시했던 정상을 이제야 밟게 됐다. 해발 737.3m라고 적힌 정상 표지석이 설치를 기다리며 바닥에 누워 있다. 조망은 무시봉과 마찬가지로 별로다. 다만 무시봉에서 아미산으로 향하는 길은 소나무 등 침엽수보다는 참나무류의 활엽수가 주종을 이루고 있어 단풍철이면 울긋불긋 고운 색을 발산할 것 같다.

아미산에서 방가산으로 가기 위해서는 정상에서 직진하지 말고 오른쪽으로 90도 꺾어서 일단 내리막을 탄다. 주로 대구 경북 지역의 산악회들이 달아 놓은 리본이 여럿 달려 있다. 7분 후 내리막에 이어 봉긋 솟은 봉우리 갈림길에서 왼쪽 내리막으로 길을 잡아 다시 7분가량 내려서면 안부. 그런데 이 안부에는 얼마 전까지 민가가 있었는지 바닥이 시멘트로 돼 있어 의아스럽다. 계속 직진하면 완만하던 경사가 재차 급해지는데 봉우리 오르기 중간쯤에서 왼쪽이 탁 트인 전망대를 만난다. 동쪽과 북쪽으로 영천 보현산에서 뻗어 내린 보현지맥 연봉들이 장쾌한 파노라마를 펼쳐낸다. 5분만 더 오르면 정상부에 50평가량의 제단을 쌓은 흔적이 남아 있는 756m봉. 집채만한 바위가 있고 그 앞에 산성이라기엔 소규모지만 기우제 등을 지낸 제단이라고 하면 딱 알맞을 크기의 석축이 만들어져 있어 궁금증을 자아낸다. 일부 지형도엔 이 봉우리가 방가산으로 표기돼 있기도 하지만 잘못된 것이다. 바닥에 놓인 기둥에도 756m봉으로 쓰여 있다.

 
  무시봉 가기 전 만나는 659m봉. 돌탑에 '아미산 402m'라고 잘못 표기돼 있다.
길을 재촉해 완만한 내리막을 타면 5분 뒤 굿골삼거리 갈림길. 왼쪽 급경사 내리막을 타면 칼날 같은 능선을 거쳐 5분 후 안부에 도착하고 다시 10분가량 오르막을 타면 돌탑이 세워진 742m봉 갈림길이다. 이 봉우리에서 비로소 팔공지맥 능선길에 합류하게 된다. 400m가량 가면 삼각점만 뎅그러니 박혀 있는 방가산 정상(755.8m)에 닿는다. 정상 주변의 수풀이 우거져 조망이 거의 없다. 다만 부산의 산꾼 최남준 선생이 달아 놓은 '준·희' 푯말만 말없이 객을 맞아준다. 반남 박씨 묘를 지나 약간 미끄러운 내리막에 이어 평평한 능선길을 20분가량 타다 보면 경주 김씨 묘를 지나는데 이 부분에서 주의해야 한다. 약 50m만 가면 하산을 위한 갈림길이 있기 때문. 직진하는 팔공지맥 길은 훤하지만 오른쪽 능선으로 들어서는 초입부는 약간 희미한데 취재팀이 촘촘히 '근교산 리본'을 설치해 놓았으니 주의만 기울이면 찾을 수 있다.

들머리만 희미했을 뿐 막상 능선으로 접어드니 인적은 드물었던 것 같은데 길은 뚜렷하다. 리본도 거의 없다. 일종의 개척산행로라 할 수 있을 듯. 15분 쯤 가면 작은 봉우리(570m) 갈림길. 이 곳에서 왼쪽 계곡 아래 장곡자연휴양림을 향해 곧바로 내리막을 달리면 40여 분 만에 휴양림에 닿는다. 휴양림에서 산으로 오르는 곳에 목재계단 공사를 하던 인부들이 "군위군청에서 최근 등산로 정비사업을 하는데 딱 그 코스로 오셨네"라며 반긴다. 휴양림 오솔길을 따라 5분만 내려서면 매표소 입구, 산행을 마무리한다.


◆ 떠나기 전에

- 2010년 군위댐 완공시 산 아래자락 물에 잠겨

 
  날머리 격인 장곡자연휴양림 오솔길을 걷는 취재팀.
이번주 답사한 경북 군위군 아미산~방가산 코스 주변에는 군위댐 건설이 한창이다. 지난 1986년부터 정부가 계획을 수립한 군위댐은 당초 인근 의성 경산 칠곡 등의 지역까지 안정적인 용수공급을 하는 다목적댐 건설이 목적이었다. 하지만 '군위댐 물을 한 방울도 타 지역으로 내줄 수 없다'는 군위군민들의 강한 반대에 부딪혀 사업추진이 지지부진하다 결국 군위군에서 전량 사용하고 남는 물만 인근 지역에서 사용하도록 정부계획이 변경되면서 지난 2004년 6월에 착공됐다. 높이 45m, 길이 330m에 총 저수량 4870만t에 달할 주 댐이 건설되는 위치는 군위군 로로면 면소재지 마을인 학성리. 산행 날머리인 장곡자연휴양림에서 계곡길을 타고 내려와 만나는 908번 지방도에서 왼쪽으로 조금 떨어진 곳이다. 결국 고로면 소재지는 모두 수몰될 수도 있다는 결론. 댐이 완공되는 2010년 이후에는 아미산 밑 하천인 위천 유역 대부분이 물에 잠길 수밖에 없으니 누군가는 '풍광이 더 좋을 것'이라고 말한다. 마치 월악산 제비봉에서 내려다본 충주호의 풍광에 비견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수많은 원주민들은 고향을 잃을 수밖에 없다. 그리고는 아미산 주변 언덕 곳곳에 망향비가 세워지겠지. 한 주민은 "그나마 일연 스님이 삼국유사를 집대성한 인각사의 수몰은 피했다는 것을 위안으로 삼아야 할까"라고 말하기도 했다.


◆ 교통편

- 자가용, 영천 거쳐 908번 지방도 타면 편리

우선 들머리인 군위군 고로면 가암리 가암교 부근까지 가려면 노포동버스터미널에서 영천 경유 안동행 시외버스를 타고 가다 고로면 화수리에서 하차, 하루 8회 운행되는 군위발 석산행 군내버스로 갈아타 '아미산 입구'에 내리는 방법이 있다. 그러나 부산 출발 버스는 오전 10시45분과 오후 3시50분 단 2대밖에 없다. 요금은 1만 원. 3시간가량 걸린다. 다른 방법으로는 북대구버스터미널에서 30분 간격으로 출발하는 군위행 버스(요금 4800원·1시간 소요)를 타고 군위터미널에서 다시 고로면 석산행 버스를 타고 가다 아미산 입구에 내리는 방법이 있다. 군위에서 오전 8시20분, 9시40분, 11시20분 등 하루 8회 출발하며 막차는 오후 7시30분에 있다. 산행 후 이 버스를 타고 다시 군위로 가서 대구를 경유 부산으로 올 경우, 군위에서 대구행 버스 막차는 밤 11시다. 하지만 이 방법은 4차례 갈아타야 하고 시간도 4시간 이상 걸린다는 단점이 있다. 따라서 갈 때는 동부터미널에서 화수행 버스를 타고 갔다가 산행 후 귀가 때는 군위읍과 북대구를 거치는 방법이 그나마 효과적이다.

자가용을 이용할 때는 경부고속도로 영천IC에서 내려 35번 국도를 타고 영천 시내를 거쳐 청송 안동 방향으로 간다. 보현산 천문대 입구를 지나 만나는 상송삼거리에서 군위 방면으로 908번 지방도를 타고 좌회전, 고개를 넘어가면 군위군 고로면 석산리. 석산초등학교 앞을 지나 1㎞ 후에 가암리 가암교를 건너면 왼쪽에 아미산 표지석이 있는 공터가 나오는데 이곳에 주차하면 된다. 1시간40분가량 걸린다. 산행 후 차량을 회수하기 위해서는 고로택시(054-382-1466)를 이용하는 것이 편하다. 요금 1만5000원.

문의=국제신문 주말레저팀 (051)500-5169 김운만 산행대장 010-2606-8985

GPS 도움=GPS영남 (http://cafe.daum.net/gpsyn)
글·사진=이승렬 기자 bungse@kookje.co.kr  입력: 2009.05.28 20:49 / 수정: 2009.05.28 오후 9:05:54
ⓒ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Google 광고

'직장생활 > 관광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송림사  (0) 2010.04.06
압곡사  (0) 2010.02.05
아미산(09.10.26)  (0) 2009.10.28
아미산(군위)_02  (0) 2009.05.06
아미산(군위)_01  (0) 2009.05.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