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마라톤

등산,마라톤, 사진 촬영을 좋아서

등산/등 산

홀딱벗고

산과마라톤 2008. 6. 24. 16:13
     홀딱 벗고 뭐하니!!!!
    우리마을 주변에서 밤낮으로 홀딱 벗고를 외치는 새 이름이 재미있어 올립니다. 
    산사로 오르는 숲길에는 자연 속에 사는 많은 도반들을 만나게 됩니다.
    새소리, 바람소리, 떼 지어 올라가는 등산객, 그리고 허리 굽은 노보살님 등 만나는 모든 것들이 반갑지요.

    대화를 나누다 보면 마음도 고요해지고 힘들지 않게 목적지에 다다르게 됩니다.

    푸름이 짙어가는 요즈음 흔히 들을 수 있는 새소리가 “홀딱벗고새”의 울음소리입니다.

    어느 산에서나 들을 수 있는 새의 울음소리입니다.
    원성스님의 글에는 게으른 스님이 죽어서 홀딱벗고새가 되었다는 글이 있기도 합니다.

    몇 년 전 이 무렵에서 한 암자에서 만난 노보살님이 들려준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점심 공양을 하고 잠시 쉬고 있는데
    노보살님이 “우스개소리 한번 들어
    볼라우” 하면서 들려준 이야기입니다

    작은 암자에 스님이 한 분이 살고 계셨습니다. 여름 한낮, 스님은 덥기도 하고 식곤증 졸음이 솔솔왔습니다. 밖을 내다보니 찾아올 이도 없을 것 같아 낮잠을 자려 누웠습니다.

    발을 친 방문을 사방으로 열어놓고 입고 있는 모시옷조차 거추장스러워 꼭 가려야 될 곳만 가리고 큰댓자로 누워 편안하게 낮잠을 청했습니다.
    숲의 모든 소리들이 자장가처럼 들려 스르르 잠이 들어갔습니다. 발사이로 들어온 바람결에 기분 좋은 꿈길로 들어서려 하는데 문밖에서 누군가가 “홀딱 벗고,” “홀딱 벗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화들짝 놀라 일어난 스님은 옷매무새를 정리하고“누구 오셨습니까? 라며 문 밖을 허둥지둥 내다보았습니다.그러나 밖에서는 아무런 대답이 들리지 않았습니다. 바람은 물론 풍경조차 묵언을 하여 사방이 고요하였습니다.

    “꿈결에 잘못들은 모양이야” 하면서 다시 방안으로 들어가 다시 낮잠을 청했습니다.
    아까처럼 옷을 풀어놓고 편안한 자세, 큰댓자로 누웠습니다.
    다시 잠이 들 만하니까 누군가 “홀딱 벗고,” “홀딱 벗고,” 하더니 조금 쉬었다가 또 다시
    “홀딱 벗고,” “홀딱 벗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스님의 귀에는 “홀딱 벗고, 뭐하니?” “홀딱 벗고, 뭐하니?” 하는 소리로 들렸습니다.
    다시 놀란 가슴을 진정하며 아무리 암자 주위를 둘러봐도 사람은 없었습니다. 암자로 올라오는 산길까지 내려다 봐도 내려가는 사람의 그림자도 없었습니다

    그러는 사이 산그림자가 길어지고, 스님이 넘어가는 햇살을 등에 지고 다시 방으로 들어가려 돌아서는데 요사채옆 큰 참나무에서 새 한 마리가 “홀딱벗고”“홀딱 벗고” 하면서 날아갔습니다.
    날아간 새는 다음날도 그다음날도 그 자리에 날아와 계절이 다가도록 “홀딱 벗고,” “홀딱 벗고하면서 울었답니다.

    ▶ 글출처: 문화일보 장재선의 문화일기중에서... [2008-05-20]

    [홀딱벗고새의 전설 / 원성스님]

    홀딱 벗고
    마음을 가다듬어라.
    홀딱 벗고
    아상도 던져 버리고.
    홀딱 벗고
    망상도 지워 버리고
    홀딱 벗고
    욕심도, 성냄도, 어리석음도...
    홀딱 벗고
    정신차려라.
    홀딱 벗고
    열심히 공부하거라.
    홀딱 벗고
    반드시 성불해야 해
    홀딱 벗고
    나처럼 되지 말고
    홀딱 벗고
    홀딱 벗고

    아득한 옛적부터 들려오는 소리
    아침부터 저녁까지 쉬지않고 들려오는 소리
    강당으로 향하는 길목에 어김없이 들리는 소리
    온종일 가슴 한켠 메아리치는 홀딱벗고새 소리

    공부는 하지않고 게으름만 피우다가
    세상을 떠난 스님들이 환생하였다는 전설의 새
    공부하는 스님들에게 더 열심히 공부해서
    이번 생에는 반드시 해탈하라고
    목이 터져라 노래한다.
    홀딱 벗고
    홀딱 벗고
    모든 상념을 홀딱 벗고...

재미있는 검은등뻐꾸기 소리

x-text/html; charset=EUC-KR" autostart="TRUE" showstatusbar="1" loop="true">

'등산 > 등 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기대_01  (0) 2012.08.27
아미산등산로 페쇄  (0) 2010.12.29
1000산 등산자료  (0) 2007.11.03
암도 이겨낸 불굴의 산꾼-신용철 교수  (0) 2007.05.18
지리산일출  (0) 2006.10.08